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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장기요양서비스라고 하면 방문요양사가 집에 오거나 주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것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는 분이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면서 복지용구를 알아보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 그제야 제가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실감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 있으면 연간 160만 원 한도 안에서 생활 보조기기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따로 있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 있어야 쓸 수 있는 복지용구란
처음 이 제도를 접했을 때 저는 "복지용구"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막연히 병원에서나 쓰는 의료기기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집에서 생활하는 어르신의 일상 불편을 줄여주는 생활 보조기기 전반을 가리킵니다.
복지용구란 신체 활동이나 일상생활을 100% 혼자 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장기요양보험에서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기기·도구류를 말합니다. 지팡이처럼 단순한 물건부터 전동침대나 수동휠체어처럼 부피가 큰 물품까지 범위가 꽤 넓습니다.
이용 자격은 장기요양등급(1~5등급, 인지지원등급 포함)을 받은 분이라면 누구나 해당됩니다. 재가서비스나 시설서비스와 달리 등급별 급여 한도와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미 방문요양을 이용 중이더라도 복지용구 급여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재가서비스란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받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통칭합니다. 방문요양,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등이 이에 해당하며, 복지용구는 이 재가서비스 체계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구입과 대여, 어떻게 나뉘는가
제가 지켜본 사례에서 가장 헷갈려했던 부분이 바로 이 구분이었습니다. 복지용구는 물품에 따라 구입 품목과 대여 품목이 나뉘는데, 이걸 모르고 무작정 업체를 찾아갔다가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입 품목은 말 그대로 본인 소유로 사는 것입니다. 이동식 변기처럼 개인 위생과 직결된 물품, 미끄럼방지 양말이나 미끄럼방지 매트, 안전 손잡이, 지팡이, 보행보조기, 목욕의자, 자세변환용구, 요실금 팬티 등이 구입 대상입니다. 단, 물품마다 사용연한이 정해져 있어서 이동식 변기를 구입했다면 그 사용연한(일반적으로 5년) 안에는 파손이나 사용 불가 수준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새 제품으로 교체가 쉽지 않습니다. 교체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여 품목은 수동휠체어, 전동침대·수동침대, 목욕 리프트, 이동식 욕조, 배회감지기, 욕창예방 매트리스, 경사로 등입니다. 목욕 리프트란 완전 와상 상태에 가까운 어르신을 목욕시킬 때 샤워 공간에 설치해 눕힌 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로, 가족 혼자 목욕을 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또 연간 구입 가능 수량도 품목별로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끄럼방지 양말은 연간 6켤레, 미끄럼방지 매트·스프레이는 5개, 자세변환용구와 안전 손잡이는 각각 5개, 10개 한도입니다. 그래서 "160만 원이 있으니 원하는 물품으로 전액을 채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실제로는 안 된다는 점이 오히려 더 중요한 정보라고 봅니다.
- 구입 품목: 이동식 변기, 보행보조기, 목욕의자, 안전 손잡이, 지팡이, 미끄럼방지용품, 요실금 팬티, 자세변환용구 등
- 대여 품목: 수동휠체어, 전동·수동침대, 목욕 리프트, 이동식 욕조, 배회감지기, 욕창예방 매트리스, 경사로 등
- 품목별 사용연한과 연간 구입 가능 수량이 별도로 정해져 있어 무제한 사용은 불가
본인부담금과 급여 한도, 실제로 얼마나 내나
연간 160만 원이라는 급여 한도액은 장기요양 급여비용 기준으로 정해진 수치입니다. 여기서 급여 한도액이란 장기요양보험이 지원해줄 수 있는 서비스 비용의 상한선을 의미합니다. 복지용구는 이 한도가 등급별로 다르게 책정되는 일반 재가급여와 달리 모든 등급에서 동일하게 160만 원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본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율은 일반적으로 15%입니다. 160만 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본인부담금은 약 24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이 비율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급여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본인부담 경감 제도가 적용되어 9%, 6%, 0%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부분을 확인해봤는데, 본인부담금 경감 여부는 건강보험 자격과 연계되기 때문에 공단에 직접 문의하거나 복지용구 사업소 상담 시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감면 대상인지 몰라서 일반 비율로 납부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있다고 합니다.
본인부담금 경감 제도를 포함한 구체적인 비율 기준은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지용구 품목별 가격표와 브로셔도 같은 홈페이지 '알림·자료실' 탭의 복지용구 급여 안내 항목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이용 요령,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아는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처음부터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밤중에 화장실을 가시다가 넘어질까 봐 걱정되는 부분부터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동식 변기와 보행보조기를 먼저 구입하고, 생활하면서 더 필요한 게 생기면 그때 추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방식이 현실적으로 맞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르신의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 없는 물품을 먼저 구입해버리면 연간 한도를 낭비하게 됩니다. 반대로 상태가 나빠져서 욕창예방 매트리스나 목욕 리프트 같은 대여 품목이 필요해졌을 때 한도가 이미 소진되어 있으면 곤란합니다.
여기서 욕창예방 매트리스란 장시간 같은 자세로 누워 계시는 어르신의 피부에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욕창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표면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거나 공기압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매트리스를 말합니다. 와상 상태에 가까워지면 반드시 필요해지는 물품이므로, 처음부터 구입 품목에 한도를 모두 써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복지용구를 처음 신청할 때는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서 근처 복지용구 사업소 목록을 검색한 뒤, 한두 곳을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업체마다 취급 품목과 브랜드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한 곳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비교해보는 것이 실용적입니다. 또 시설 입소(요양원 등)를 하게 되면 대여 중이던 복지용구는 전부 반납해야 하고, 입원 기간 중에도 대여 품목은 이용할 수 없다는 조건이 있으니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기요양 5등급이나 인지지원등급도 복지용구를 쓸 수 있나요?
A. 네, 쓸 수 있습니다. 복지용구는 1등급부터 인지지원등급까지 장기요양등급이 있으면 등급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연간 160만 원 한도로 이용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품목이 적합한지는 어르신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사업소 상담을 통해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방문요양을 이미 이용 중인데 복지용구도 함께 사용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복지용구 급여는 방문요양이나 주야간보호 등 재가서비스의 월 한도와 별도로 운영됩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 점을 모르고 복지용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단, 요양원 등 시설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복지용구 급여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Q. 쓰던 복지용구 품목을 중간에 바꾸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A. 구입 품목은 사용연한이 정해져 있어 기간 안에 단순 변심으로 교체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르신의 상태 변화로 꼭 바꿔야 하는 경우에는 의사 소견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교체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여 품목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다소 유연하게 조정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므로 사업소와 상의해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복지용구 사업소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A.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longtermcare.or.kr) '알림·자료실' 탭에서 지역별 복지용구 사업소 목록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같은 탭에서 복지용구 품목별 가격과 브로셔도 확인할 수 있어, 방문 전에 미리 살펴보면 상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결론
복지용구는 '얼마나 지원받느냐'보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정말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먼저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켜본 경우에서도 처음부터 제도를 꿰뚫어 알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 불편한 순간에서 시작해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오히려 더 실용적이었습니다.
치매 어르신을 집에서 모시고 있다면, 이동할 때 불안하지 않은지, 밤중에 화장실 문제는 어떤지, 목욕이나 침대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 불편한 지점이 곧 복지용구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가까운 복지용구 사업소 한두 곳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첫 걸음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