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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소득이 250만 원이 넘는 어르신도 기초연금을 받는 게 맞을까요? 저도 부모님 기초연금을 챙기다가 이 질문 앞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8개월을 공들인 기초연금 개편안이 발표 1시간 전 돌연 취소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제도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저도 꽤 오래 들여다봤습니다.

개편 배경 — 대통령이 먼저 "이상하다"고 했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건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문제를 꺼내면서부터입니다. 요지는 간단했습니다. 소득인정액이 월 250만 원에 달하는 사람까지 기초연금 34만 원을 받는 구조가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소득인정액이란, 실제 현금 수입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합산한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실제 체감 소득은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기준으로 65세 이상 하위 70%를 수급 대상으로 삼다 보니,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어르신에게도 세금이 지출되는 구조가 생겼습니다.
저도 부모님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확인하다가 이 부분에서 한 번 놀랐습니다. 2026년 기준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 원인데, 이게 기준중위소득과 비교하면 꽤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는 지적이 있었거든요. 기준중위소득이란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을 말합니다. 즉 중간 소득 수준의 어르신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던 겁니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국민연금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도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방식으로 바꾸는 개편안을 꾸준히 제시해 왔습니다(출처: 한국개발연구원).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7월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수급자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 경험상 이 정도면 사실상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읽혔습니다.
- 현행 수급 기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일률 지급
- 논의된 개편 방향: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으로 전환, 하후상박 방식 도입
- 2026년 기초연금 의무지출: 국비만 25조 7,000억 원(2027년 예산안 기준)
- 정부 전망: 2030년 의무지출 30조 원 초과 예상
기초연금 개편 무산 원인— 침묵을 승인으로 읽은 복지부, 뒤늦게 제동 건 청와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복지부는 기초연금 개편안 설명회를 예고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1시간 전 돌연 취소됐고, 며칠 후 나온 2027년 예산안에서 선정 기준 개편 내용은 완전히 빠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알려진 경위를 보면 이렇습니다. 복지부는 내년 수급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90% 이하'로 바꾸는 방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이를 '기준중위소득 80% 이하'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장기 로드맵까지 함께 발표하려 했습니다. 기획예산처도 부처 간 조율을 마쳤다는 정황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하후상박이란, 소득이 낮은 어르신에게는 더 많이 지급하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어르신에게는 적게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히 모두에게 같은 금액을 주는 것보다 재정 효율과 형평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게 이 방식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복지부의 중간 보고들에 별다른 보완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복지부는 이를 사실상 승인으로 해석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입니다. 뒤늦게 전모를 파악한 청와대가 급브레이크를 걸었다는 것입니다. 기준중위소득 80%가 수급 기준이 되면 기존에 기초연금을 받다가 제외되는 어르신이 상당수 생기고, 이것이 지지율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원인으로 거론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이 부분이 제가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 "이상하다"며 개편을 지시한 사안인데, 마지막에 표심 우려 때문에 주저앉혔다면 그 8개월은 무엇이었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추진하라고 한 개혁을 스스로 막은 셈이니까요. 물론 청와대 의중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장기 로드맵까지 밀어붙인 복지부의 소통 방식도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개혁 의지 자체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기초연금 개편 무산
향후 전망 — 1년짜리 땜질이냐, 구조개혁의 출발점이냐
최종 발표된 내용은 기존 선정 기준은 그대로 두고, 내년에 소득 하위 30%에 한해 월 3만 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하위 30%는 월 38만 원을 받는 구조가 됩니다. 부모님과 이 내용을 같이 확인하면서 어머니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필요한 사람한테 더 준다는 건 방향이 맞긴 한데, 기준 자체는 그대로잖아." 저도 그 말이 핵심을 찌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후'는 반영됐지만, '선정 기준 개혁'은 손을 대지 못한 반쪽짜리 개편입니다. 이번 방안 자체가 내년 한 해에만 적용되고, 그 이후 구조는 여전히 미정입니다. 1년짜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 1년을 허비하지 않으면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가 이 사안을 오래 들여다본 경험상, 기초연금 수급 구조를 한 번에 크게 바꾸면 기존 수급자가 느끼는 충격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단계적 전환이 현실적으로 맞습니다. 기준중위소득 방식으로 전환하되, 소득이 낮은 어르신에게는 지원을 더 두껍게 쌓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유예기간을 충분히 두면 정치적 반발도 줄이면서 제도 지속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공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고령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의무지출이 2030년 3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지금 이 1년이 구조개혁의 실질적 출발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7년부터 기초연금 받는 기준이 바뀌나요?
A. 이번 발표에서 선정 기준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라는 기존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달라진 것은 하위 30%에게 월 3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는 점뿐입니다. 수급 기준의 구조적 개편은 앞으로 논의될 사안입니다.
Q. 기준중위소득으로 기초연금 기준을 바꾸면 수급자가 줄어드나요?
A. 어떤 수준으로 기준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기준중위소득 90% 이하로 설정하면 현행보다 수급 범위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고, 80% 이하로 더 내리면 기존에 받던 어르신 중 일부가 제외될 수 있습니다. 이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Q. 하후상박 방식이 이미 반영된 건가요?
A. 부분적으로는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득 하위 30%에 추가 지급하는 구조가 하후상박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초 논의됐던 선정 기준 자체의 개편, 즉 여유 있는 어르신을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상박' 부분은 이번에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Q. 기초연금 재정이 정말 문제가 될 수준인가요?
A. 정부 전망에 따르면 기초연금 의무지출이 2030년에는 30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령 인구 증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급 구조가 지금 그대로라면 재정 부담은 가파르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에서 단순히 지급액 논의를 넘어 수급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입니다.

결론
이번 기초연금 발표를 단순히 "내년에 3만 원 더 받는다"는 소식으로만 보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지금의 수급 구조가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면 선정 기준 자체를 손보는 구조개혁이 결국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행히 이번 방안은 1년짜리입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충분한 논의를 위한 1년이 생긴 셈이기도 합니다. 기초연금을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할지 장기 설계를 제대로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부모님 세대 입장에서도 당장의 금액보다 정말 필요한 어르신에게 충분한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제도가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